The Prayer- 정은혜

정은혜 작가노트 : 직박구리 폴더의 비밀노트

이전에 타자를 정의할 때는 소외되는 존재, 즉 장애인, 난민, 공장식 축산의 고통받는 비인간 존재 등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소외되는 존재를 위해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니 늘 그랬고 그것이 어쩌면 작업을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었다.

작년에 아기를 출산하고 24시간을 매일 자녀와 함께 지내며 타자의 개념이 확장되어 갔다. 소외되는 존재를 위해 작업하고 싶다고 했지만 내가 제일 소중했고, 나의 작업이 언제나 나에게 1순위였다. 다른 어떤 것도 내 작업보다 중요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하지 않으며 살았다. 그러나 아기를 낳고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기가 빨리 잠을 청하기를 마음속으로 기다렸다가 잠들기 시작하면 몰래 작업 방으로 가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잠깐잠깐 짬 날 때마다 작업한 결과물로 “직박구리 폴더의 비밀 노트”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에게 작업 방은, PC 화면의 여러 폴더 중 직박구리 폴더로써 아무에게나 쉽게 내보이고 싶지 않은 작은 해방구 같은 것이다.

내가 온전히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 미래, 짐이지만 내가 내 세계를 포기하거나 나와의 동일성으로 포섭하려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받아들임으로써 타자의 개념을 확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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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ayer 작업에서 아기는 미래를 상징하고 온도계는 지구 생명을 상징한다. 인간의 시간은 숫자로 표시되고 자연의 시간은 온도로 전해진다고 했다. 한 손에는 미래를 상징하는 아기가 한 손에는 만물이 하나가 된 장의 시간인 온도계를 들고 있다. 온도는 미래에 지금도 그렇지만 지구 생명을 지배하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각각의 받침대의 바닥은 사각이고 위는 원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의 사상을 가져와 하늘과 땅, 인간과 동물, 식물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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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대 표현을 보고 불교가 연상이 된다고 하는 이들이 있어 덧붙이자면,

연꽃을 불교적 요소로 해석해 왔지만,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 왔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태양처럼 빛나는 광명의 존재를 숭배해 왔다. 그리고 그 존재를 그림으로 나타냈는데 사방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방사형 문양으로 표현하였다. 이 빛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생명력이 더해져 조형적인 모습의 꽃잎 형태(로제트모양)로 바뀌어 갔으며 마침내 그 꽃은 부활과 재생을 상징하는 연꽃의 이미지로 구체화되었다. 내가 만든 받침대는 언뜻 보면 연꽃의 이미지 같지만 내가 키우던 반려식물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몬스테라와 스투키 등은 내가 키우던 반려식물 중 끝까지 살아남은 반려식물이다. 우리가 자연을 이용하는 이상 책임이 따른다는 것과 나의 염원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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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혜

개인전 11회

레지던시 : 2021년 1월~2022년 4월 더갤러리 영 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작가, 경기도 양주

수상 및 기금수혜

2023년 브리즈아트페어 프라이즈 수상

2020년 강화 전등사 무설전 청년작가 전시 지원 공모 선정

2020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비 전속 지원작가제 선정

2019년 문화예술지원 선정, 춘천문화재단

2019년 청주 국제공예공모전 입선

2018년 문화예술지원 선정, 춘천문화재단

2013년 2nd China Kaolin Grand Prix For International Ceramic Art, Honorable mention awards

2016년 한국 구상 조각 공모전, 특선

2011년 경기 세계 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입선

2011년 서울 현대도예 공모전 입선

2007년 대한민국 현대도예 공모전, 장려상

작품소장 인천문화재단/ 제주현대미술관/ 양구 백자박물관/포산 세계 도자 박물관 그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