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_ Camouflaged selves(위장된 자아)
위장(僞裝, camouflage)
1 본래의 정체나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거짓으로 꾸밈. 또는 그런 수단이나 방법.
2 적의 눈에 뜨이지 않게 병력, 장비, 시설 따위를 꾸미는 일.
일단 ‘위장’의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그러나 ‘위장’이라는 주제로 현대인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김민경의 작품에서 그 의미는 좀 더 다양하게 해석된다. 살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역할’들을 소화해내고 있다. 사회적 위치와 나이에 맞는, 때와 장소에 맞는. 때로는 슬프지만 웃고, 때로는 기쁘지만 울면서.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면서 겉모습 역시 시시각각 다르게 포장하는 것이 위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마디로 현대인들에게 ‘위장’이란 부정적인 것만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김민경의 작품은 오늘은 이런 사람, 내일은 또 다른 사람으로 끊임없이 변신한다. 얼굴 하나에 여러 머리 모양의 이미지들은 위장을 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갈등과 아이러니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결국 김민경은 이렇게 위장하는 것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 표현이 곧 ‘위장’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이야기 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작품 <위장된자아_Camouflaged selves>는 나를 표현하는 동시에 내가 만들어 낸 이미지 속에 나를 가두어 둔다.
표현의 진실성을 의심하며 ‘나는 이렇다’라고 말하는 이 순간에도 스스로를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진짜 나를 꺼내어 내라고 다그친다.
작품 속에서 나는 가면과도 같은 얼굴 이미지에 각기 다른 모양의 머리 형태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 이미지를 통해 스스로를 위장한다.
위장된 나는 스스로 위장한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위장된 것일 수 도 있으며 이러한 모호함은 보이는 형상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된다.
표현하는 동시에 위장하고 있는 나는 평범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내면의 욕망을 분출하며 표현하고 때로는 위장해야만 하는 모습은 가식이나 위선이 아닌 지금을 살아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Camouflaged selves>는 한 자리에 머무를 수 없이 변화하는 사회적 현상들과 의식의 흐름에 대응하는 무한한 상상력과 욕망을 지닌 우리들의 모습이다.”. < 김 민 경 작가노트 >중에서…
우리는 매일 매순간 살아가며 스스로를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위장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시작된 작업이 ‘위장된 자아’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현재에도 매순간 이어지고 있다.
<작품 설명>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비춰지는 모습이 반드시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일까?
사람들은 이중적인, 혹은 다중적인 인간의 모습을 가진다. 사회가 분화되고 한 사람이 사회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사회적 가면을 의미하는 ‘페르소나’의 숫자는 늘어나게 되고 실제를 감추기 위한 가식적인 모습의 가면은 부정적 요소를 감추기 위한 수단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하지만 인류의 문화 속의 다양한 가면의 의미와 역할을 알고 나면 가면이 단순히 얼굴을 가려 변장을 하거나 얼굴을 방호하기 위하여 쓰는 조형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존 맥(John Mack)은 우리가 주로 언급하는 가면의 모습을 ‘변화의 성장’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가장 즉흥적으로 낚아챈 일종의 매체로 묘사하고 있다. 가면의 놀랍도록 다양한 양식들은 외모와 정체성의 변화를 갈구하는 개인과 공동체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발현시키는 상징적 힘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욕망과 지향점은 무수히 많은 서로 다른 유형의 가면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외적인격 페르소나가 단지 사회적 요구로 개인이 쓰게 되는 가면일 뿐 아니라 자아의 의지를 반영한다는 좋은 증거일 것이다. 사람은 사회 속에서 관계의 원활함을 위해 가면적 자기제시를 하곤 한다. 관계 속에서 상대가 원하는 모습의 가면을 쓰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모습의 가면을 제시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가면은 어느 시기와 상황에 대한 개인의 참 모습으로 인식되어지고 만다. 설령 가면을 벗어 던지고 실제의 모습을 드러내더라도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그것마저도 가면화 되어가는 참 모습 제시와 가면화의 연속성이 속출하는 것이다. 또한 같은 시간 안에서도 관계의 대상에 따라 다중성을 띄게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그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의 다양성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하나의 특징은 개인이 채택한 가면의 성격은 그 자신이 알게 모르게 추구하고 있는 ,즉 지향하는 모습의 자신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면을 벗은 에고(ego)의 모습에서 인격의 본질을 찾는 다는 것은 하나의 인물을 단순히 태고 유형으로 구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으며,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의식화되어 수면으로 떠오른 페르소나의 특징은 개인의 본질을 파악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나의 작품들은 개인이 쓰고 있는 무수한 가면들의 특징들과 다양성을 재조명하며, 헤어스타일 연출 또한 개인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시대와 공간, 종교, 인종, 계급 등을 초월하여 인간의 욕망을 표출하기 위해 능동적이 역할을 담당해왔던 문화적 행위이며 단순히 아름다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관과 기호를 표현하며 인간 본래의 내면적 성향을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가면적인 얼굴 형태에 다양한 머리 형태를 연출하는 발상자체는 단순하게 보여 질지 모르나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표현기법을 연구하고자 했다.
부조액자 <Camouflaged selves>시리즈에서는 입체를 사진을 통해 평면화 시키고 평면화 된 입체 두상을 다시 부조 방식의 머리 형태를 덧붙임으로서 다시 3차원으로 만드는 제작에 있어서도 표현기법상의 ‘위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에서 그러한 가면과 머리 형태를 ‘위장된_Camouflaged’라고 표현하여 욕망의 표출과 내면적 자아의 성숙과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다.
김민경
개인전 15회
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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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된 자아-잘려진 머리카락 - 김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