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 송진욱
한 번쯤은 ‘선택 받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본다. 누군가의 시선 안에 들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필요로 여겨지는 존재이고 싶다. 현실에서는 능력이나 조건에 따라 선택과 제외가 반복되지만, 하나님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사랑하신다는 믿음에서 이 작업은 출발했다.
토르소 마네킹과 그 위에 떠 있는 마우스 커서를 통해 초월적인 존재가 우리를 바라보고, 선택하고, 기다리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모든 마네킹 위에 커서가 머물러 있지만, 어떤 대상은 클릭에 반응해 파란 드래그 효과가 생기고, 다른 대상은 흐릿한 커서만 남거나, 로딩 중인 상태로 표현했다.
이는 ‘누가 선택되었는가’를 구분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부르심은 주어졌고, 응답할 자유와 의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드려내려는 시도다.
“볼 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요한계시록 3:20) ,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요한복음 15:16) - 이 두 말씀처럼 하나님의 택하심은 조건이 아닌 사랑에서 비롯되며, 그 사랑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믿음을 이 작업에 담고자 했다.
프로필
송진욱 작가는 16회의 개인전, 100여회가 넘는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습니다. ‘비주류의 아름다움’을 중심 주제로 작업을 이어가며 획일화된 미적 기준을 벗어나 인물,동물,사물에서 결핍처럼 보이던 요소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존재를 다른 감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회화 작업을 통해 아름다움의 기준을 확장하는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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