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선전 No.5 |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인스타와 페이스북으로만 친분이 있던 작가와 갤러리가 제대로 전시로 연을 맺어보자.
는 취지의 기획전 <인친페친전>이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이름하야 <엄선전嚴選展>!
SNS로만 알던 많은 작가들 가운데 '엄선'하기도 했고 '스페이스 엄의 선택'이란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사실 2023년 사옥개관기념전으로 <엄선전>을 2회 열었고, 그 후 두 차례의 <인친페친전>이 있었기에 올해 다섯번째의 <엄선전>을 시작합니다.
7인 작가의 멋진 작품들을 스페이스 엄에서 선보이게 되다니 몹시 기대됩니다.
<엄선전>은 앞으로 매해 기획되어 역량있는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김미라
나는 은유로서의 ‘시간’이자 ‘기억’ 그리고 사라지는 것, 즉 ‘부재’의 흔적들을 표현하기 위해 < 공간의 적층 >을 오랫동안 그려왔다. 건축적 아치 기둥, 항아리처럼 보이는 기둥들과 겹겹이 어우러지는 식물의 ‘잎’의 이미지들은 층층의 공간으로 겹치며 이미지가 변형되면서 모호하고 불가해한 환영을 만든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이고 동시에 ‘이미지의 현존’ 에 관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것을 위해 나는 무성한 식물의 잎들과 서로를 떠받들고 있는 듯한 건축적 구조물들을 표현한다. 현재의 나를 존재하게 하는 모든 과거의 시간과 사건과 감정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것처럼, 이미지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린다.
‘이미지의 겹침'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몽환적 환영들은 오래된 기억과 꿈처럼 환영과 상상의 경계에서 모호해지고, 투영된 이미지는 겹침으로 인한 이미지의 중복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며 일종의 ‘변신 metamorphose' 의 이미지로서의 방법론적 재현이 된다. 겹치고 교차되는 시선 속에 어떤 것을 덮어버리는 일로서 ‘숨김’과 ‘감춤’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표현된 오브제로서의 ‘잎'은 반복되지만 ’숨김‘의 과정 속에서 역설적으로 모호하게 또 다른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반복적으로 중첩되는 건축물의 이미지나 식물의 이미지는 모두 겹쳐진 공간 속에서 변형되기도 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기호화 한다. 이것은 실재하는 건축물이나 식물의 실재적 묘사가 아닌, 건축물, 식물 혹은 잎새를 닮은 환영이고 그것을 대상화하여 만드는 감정적 기호이다.
이미지들은 만들어지고(재현되고), 가리워지고(은폐되고), 가리워진 층 위로 다시 스며들 듯 다시 드러(반복 재현, re-presentation) 난다.
개인전 16회 / 2인전 4회 / 단체전 56회
주요 소장처 국립 현대 미술관 미술은행
낯설고 흔들리는 - 김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