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세계
나는 ‘모호한’ 세계를 그린다.
모호함이란 느낌으로는 알 수 있으나 말로 정확히 설명할 수 없으며 분명한 형체로 나타낼 수 없는 것으로 다의적 해석이 열려있는 단어이다.
인간사가 매일 매일의 ‘차이’를 내며 다르듯, 추론이나 예측, 규정 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우리의 삶과 모호함은 매우 유사하게 닮아있다.
나는 이러한 모호함을 식물, 풍경에 빗대어 작업화하고 있다.
새벽녘 피톤치드로 둘러싸인 숲길을 걸을 때 들이쉬고 내쉬는 숨과 피부를 관통하고 스미는 온몸으로 차고 넘치는 향 내음과 쾌청함, 바람에 자연스레 흔들리는 자연의 움직임들, 기운과 같은 신비로운 주관적 경험들. 이 모든 작가 개인이 체감하고 있는 불명확성은 ‘모호함’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나는 이 순간 위로를 받는다.
자연에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보았을 때 우리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이해하는 것, 너와 나의 관계에서 통하는 교감, 에너지 같은 것들도 있다.
나는 위로 받고 싶은 마음, 다독여 주고 싶은 마음을 자연, 풍경에 빗대어 솜털과 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형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는 작업에서 풀과 나무, 잎들의 섬세하고 조용한 듯하면서도 생동하는 흔들림을 보여주려 하였다.
그리고 변치 않는 불변의 것들과 희망을 금박 원으로 표현하였다.
작가 개인의 시각이 깃든 자연풍경에서 감각으로 경험되는 미묘하거나 역동적이거나 하는 기운생동의 움직임들은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 모티브가 된다.
지각되지 못한 존재를 바람으로 인지하는 순간, 나 자신도 살아 있고 주변의 사물, 인간, 자연도 그 자리에 있음을 의식하는 방식으로 그 현장이 모두의 포괄적·공생적 존재로 확장된다.
이러한 흔들림을 온몸으로 지각하는 나에게 그 순간은 ‘깊은 위로의 스밈’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식물, 풍경을 통해 나의 심리적·정신적 영역의 출구를 찾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인신적 세계를 거부하고 신비로움과 불명확성으로 점철된 ‘다의성’의 세계를 식물, 풍경 이미지를 빌려 ‘모호한’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 2022년 작가노트
백 신 혜
개인전 (총11회)
11회 2022 개인전 초대전 심연의 빛, 강북삼성병원, 서울
10회 2021 개인전 초대전 모호한 아우라, 청목미술관, 전주
9회 2021 개인전 공모전 부유하는 풍경, 갤러리너트, 서울
8회 2021 개인전 초대전 The rhythm of the landscape, 리라갤러리카페, 화성
7회 2020 개인전 공모전 The depth of a landscape, 스페이스 엄, 서울
부스 개인전
2013 제5회 서울모던아트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인전
2022 갤러리시선 2인 공모기획전, GS건설 갤러리시선, 서울
2011 기억의 빈틈, 노암갤러리, 서울
그룹전 (총30여회)
2023 엄선전(嚴選展) 스페이스 엄 개관특별전, 스페이스 엄, 서울
2021 용인시 미술작품 임차·전시 사업 공모 전시, 용인시청, 용인
2021 평행유지를 위한 속보, 토포하우스, 서울
외 다수
경력 및 수상
2023 제1기 청목 아티스트레지던시 입주작가
2021 용인시 미술작품 임차·전시 사업 공모 선정
2019 한국연구재단 시간강사연구지원사업 선정
출판
2021 모호한 아우라, 백신혜, 씨앤씨월드
2021 자기화된 풍경, 백신혜, 씨앤씨월드
소장처
청목미술관, 스페이스 엄, 개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