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그 피의 희생을 생각하며 그 의미를 돌아보면 결국 나의 죄가 떠오른다.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래?’ 에서 시작해서 ‘나는 모든 순간이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죄인 중의 괴수구나’로 깨닫게 되는 지점에서 그 무게는 전부 내가 질 수 없는 거대한 짐이 된다.
나에게 고난이었던 것들, 아픔이었던 것들을 ‘왜 하필 나에게?’ 하는 원망으로 시작해서 그 고난 너머의 축복을 알게 되는 지점, 또는 그 고통의 이유를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내가 현생에서 무지함으로 깨닫지 못한다 해도, 먼 훗날 영원으로 넘어가면 깨닫게 되겠구나를 알게 되고, 원망은 감사가 된다. 엄격하고 두렵고 때론 ‘나에게 너무했던’ 그분은 사실상 어느 누구보다 나의 머리카락까지 세신 바 되기까지 나를 잘 아셔서, 나에게 가장 친절하신 분이셨던 것이니, 내가 지고 갈수 없었던 그 거대한 짐들을 모두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매순간 그 분의 십자가 수난의 피와 맞바꾸는 딜을 한다.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하는 Passion Flower라는 꽃이 있다. 그 분의 수난으로 우리의 죄의 무게는 아무 것도 아닌 무게가 되었기에 우리의 짐은 그저 무게는 없고 형체만 남은 꽃의 짐일 뿐이라는 해석으로 그림에 표현하였다.
먼 훗날 우리가 현생을 건너 그 곳으로 가는 길목이 있다면 시간을 관통하는 영원의 길목에서 그분의 커다란 큰 그림 안에서 우리의 지난 삶의 구비구비의 모든 이유들이 다 해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시간의 사구를 그렸다.아주 작은 겨자씨 믿음으로 한 발 한 발 그분 앞으로 나아가는 매일이 되길. 홀로 자라다 불쏘시개로 태워지는 대신 그분의 영광을 위해 쓰여지는 백향목이 되길. 모든 동기이고 시작이고 이유인 십자가를 오늘도 생각한다.
2023 |“상징의 숲: 장밋빛 템푸스”| 갤러리 컬러비트
2022 |“상징의 숲: 케렌시아”| 프로젝트스페이스 가제
그 외
2023 |”엄선전 Infinity”| 스페이스엄
2023 |“존재의 자리/being Attitude”| 에코락 갤러리
2023 |“Medium is Massage”| 꼴라보하우스 문래
그 외
시간의 사구 5 - 몰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