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k a Way’ 작가노트 | 이름
이번 ‘Seek a Way’ 에는 전시 제목의 의미를 담아 NAME 과 오직 흑과백 사이에서 두 개의 시리즈로 참여한다.이 두 개의 시리즈는 이름의 회복과 회복된 이름을 가진 존재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존재의 빛을 향한 나만의 길이자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하나의 부품에서 하나뿐인 작품으로”이 작업은 김춘수 시인의 “꽃“ 처럼 이름이 지어지는 과정이다. "닿다"와 “부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름”은 너와 내가 만나야 지어진다. 레고브릭이나 너트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도시에서 부품화 되어 익명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과 내가 서로 닿는 것이다. 이는 부품으로써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나와 그것 ‘의 관계가 아닌,온전히 서로를 바라보는 ’나와 너‘로서의 동등한 닿음이다. 나와 너의 온전한 만남으로 표현된 그림에 작가는, 빛의 그림인 사진을 통해 이름을 부여한다.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실존하는 대상과의 관계를 넘어, 둘 사이의 의미를 기억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너와 내가 맞닿은 관계의 회복(we)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그 회복된 존재(be)는 자신만의 빛깔을 시공간에 물들인다.
NAME은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1) ‘we: world of eden’ 은 관계의 회복을 나타낸다.나와 너에게 동일하게 묻혀진 물감을 통해 둘이 하나로 연합되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2) ‘be: brick of eden’ 은 존재의 회복을 표현한다.‘we’를 통해 관계가 회복된 존재는 자신만의 빛깔을 시공간에 물들인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오직-흑-과-백-사이에-무수히-존재하는-명암 속에서
진실을-발견하고-밝히기-위하여
— G.I. 구지프, 『전체와 전부 (All and Everything)』
이 시리즈는 NAME series의 다음 이야기로 그 시작은 필립 퍼키스의 저서 《사진강의 노트》에서 만난 한 문장에서 비롯되었다. 난 이 문장을 보고 우리의 삶은 오직 흑에서 백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며, 그 여정 속에서 진실을 밝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여정이 무엇일지, 나의 작업들이 그 진실을 어떻게 풀어낼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고민은 시간이 지나며 ’회복된 존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졌다. 나는 이를 ’성화의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성화는 단순히 종교적 개념을 넘어서, 모든 존재가 본래의 빛을 찾고그 빛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과정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우리의 삶은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눈을 뜨고, 빛을 맞이한다. 그 시작은 완전한 어둠속에서, 그러나 그 어둠을 넘어 온전한 빛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사진은 그 여정의 본질을 담고 있다.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다. 사진은 ’시선‘이며, ’프레임‘이고, 무엇보다 이는 곧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이야기한다.이 시리즈의 사진들은 바로 그 시선의 결과물이다. 흑과 백 사이의 명암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것은 단순한 색의 대비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깊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컬러 추상 페인팅은 현실의 영역을 나타낸다. 그곳은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적인 자리이며, 다양한 색이 두텁게 쌓여 있는 추상 작업은 내 의지와 의지 밖의 영역이 반반씩 공존하는 현실의 자리이다. 이는 현실의 복잡성과 그 안에서 우리가 조우하는 갈등, 기대, 감정을 반영한다. 왜냐하면 추상 작업을 하기 전 색을 정함은 작가의 의지가 반영되지만, 그 색들이 섞이는 과정은 작가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반면 흑백 사진은 본질의 영역으로 우리가 세상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는 가를 나타낸다.
이는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자, 그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결국 이 작업은 현실로 비견되는추상의 페인팅 위에 그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가에 대한 본질의 영역이 얹어 짐으로 완성된다. 우리의 마음은 현실의 한가운데 놓여지며 이것이 삶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놓여 있는 자리, 그 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그 자리를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빛이그리는 사진과 손이 그리는 페인팅의 하나 됨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Conceptual Artist 이름은
이미지를 다루는 시각 미디어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연극영화과에서 영화촬영을 전공 하였고 현재는 사진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와 연합하며 회화로 작업을 확장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빛”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식물이 빛과 하나되는 광합성을 통해 자라나듯 우리의 존재도 주어진 빛으로 인해 빛이 날 수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의미적으로 존재의 시작과 끝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것이 이름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이름이 불려지며 시작되고 죽음을 통해 이름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그 이름이 존재하는 모든 순간의 자리는 어두움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여기이다.”
개인전 17회
수상
2024 제2회 인류애실천분중문화상 우수인재상
2023 제9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특별전 초대작가
2019 제6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gallery NOW상
NAME : '처음보는 푸른 밤' -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