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 박현진
내가 자연을 마주하는 것은, 어쩌면 아주 오래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느리게 숨 쉬며 흘러가는 나 자신의 존재를 외롭지 않게 자기 치유적 감정과 자연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바람은 나무 사이를 스치며 위와 아래에서 서로 다른 결을 만들고, 별은 어떤 날은 선명히 빛나지만 또 어떤 날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빛과 바람은 언제나 우리를 감싸며, 조용히 흐른다. 자연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피부의 감각과 시각, 그리고 소리의 기억으로 마음에 쌓인다. 나는 그 기억을 상상 속에서 다시 이미지로 환기시키며,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자연을 기반으로 한 탐구는 나의 작업에서 중요한 축이다. 이를 시각화하기 위해 나는 점, 선, 면이라는 조형적 요소를 사용하며, 각각은 감정의 흐름과 구조를 드러내는 언어가 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언제나 매체에 대해 열린 태도를 유지한다. 특정한 재료나 물성은 그 시기의 사유와 감정에 따라 선택되며, 신체적 노동과 결합되어 하나의 새로운 시각 언어로 확장된다.
자연은 나에게 감정의 근원이자 삶의 철학적 방향성을 일깨워주는 존재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바람, 별빛, 식물, 그리고 자연이 드리우는 색채와 빛의 근원을 작업 속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존재를 상상의 혼합을 통해 색과 빛으로 표현하는 하는 일이다.
특히 네온은 나의 작업에서 단순한 시각 매체가 아니라, 자연과 상상의 경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네온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형태나 밝기가 아니라, 컬러의 농도와 빛의 흐름, 그리고 각도의 조율이다. 이러한 조형적 선택은 자연과 정서의 조화 속에서 내가 느낀 상상의 광휘를 시각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 된다.
결국 나의 작업은 형태 없는 감정을 조형 언어로 번역하고, 나와 자연이 공존하며 융합하는 새로운 시각적 시공간을 구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박현진 프로필
개인전 (총9회)
2025 빛이 스며든 자연, 스페이스 엄, 서울
2024 My Dear Friends 김현주 갤러리 ,서울
2020 Blossom, 갤러리 아트숲 ,부산
2016 반짝반짝 빛나는 ,갤러리 아트숲 ,부산
2015 빛, 전선으로 그리다, 수호 갤러리, 경기도
2012 그 이상의 가치, 수호갤러리
2011 HOLY LAMB ,김현주 갤러리
2010 파생된 상상 UM 갤러리, 서울 / 무심 갤러리,청주
2010 신진작가 창작지원, 갤러리 라메르
수상경력
2023 업사이클 아이디어공모 , 광명 업사이클센터, 동상
2019 고흥군청 연홍도 작은 비엔날레 은상
2016 태광그룹 세화미술관 해머링 맨 아트상품 아이디어 ,입선
2013 쇠부리 스틸 아트 입선
2012 송파구청 업사이클링 장려상
2011 아시아아트주 공모전 특선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2010 해태인형공모전 특선
2009 한국환경자원공사 정크아트 특선 ,입선
2009 iida인천 국제 디자인 어워드
소장처
국립현대 미술은행, 영흥군청, 하동군청,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법인, 오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해태그룹, 피노키오 뮤지엄, 그 외 다수
내친구 (0922) - 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