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lory days - 박세진

3,600,000원
작품명 : The Glory days
oil on canvas
73 x 91 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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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로 대신하여 그려낸 실존의 흔적들

 

   박세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화려한 샹들리에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을 보여주게 된다. 섬세하게 묘사하기 보다는 마치 표현주의 작가의 작품처럼 꿈틀거리는 터치로 그려낸 화면은 샹들리에라는 명확한 대상을 그린 것임에도 별빛이 강렬하게 반짝이는 우주를 바라볼 때와 같은 느낌을 일으킨다. 작가가 샹들리에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인도여행을 하면서 만난 빈민촌의 여인들이 금색 은색의 싸구려 장신구들을 보게 되면서라고 한다. 당시 그것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자신이 어린 시절 보았던 무당이 들고 있었던 방울이나 장신구들을 생각나게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오랫동안 바라보게 된 샹들리에의 빛은 온화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게 만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이 미묘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빛이 인도에서 본 여인들의 장신구와 무당의 방울들처럼 반짝이는 것들에 대한 특별한 정서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으로 보았다. 이 특별한 정서는 빛의 환영이 만들어낸 것일 수 있지만 작가는 그것이 가진 것 없는 빈민촌 여인 속에서 반짝이는 화려함을 보았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연민의 감정과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았던 것 같다.

 

   빛이 반짝인다는 것은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것이 반복됨을 의미한다. 인간의 감각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자극에 대해서는 둔감해질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빛이 반짝이거나 깜박이는 것은 오래 지속되는 빛보다 더 강하게 빛의 존재감을 인지되도록 만드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샹들리에나 화려한 장신구들을 보면서 이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두움 속에 화려하게 꾸민 장식들이 가져다 준 빛의 환영일 수도 있지만 일렁이는 빛은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살아있는 존재를 만날 때의 느낌처럼 작가에게 독특한 정서를 가져다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가 발견하게 된 화려함에는 그의 여러 작업들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서늘하거나 적막한 어두움을 배경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작가가 바라보는 빛의 본질적 속성이 함께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세진 작가가 그려낸 화려한 빛과 함께 보게 되는 저명도, 저채도 색감의 배경색에는 빛이 꺼진 후에는 드러나게 될 것 같은 적막함과 묵직한 어두움이 동시에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샹들리에의 화려한 빛을 담아낸 박세진 작가의 작업에서는 이와 같이 양가적 정서와 느낌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빛이 반짝인다는 것은 그 빛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화려함과 적막함, 온화함과 우울함,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이 그의 작업에는 교차되며 함께 담겨있는 것처럼 읽혀진다. 그러므로 그가 그려낸 빛은 살아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매개물일 수 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빛의 표현 방식은 세밀한 묘사보다는 꿈틀거리는 붓터치에 의한 표현이어야 했을 것이다. 작가는 아마도 이 빛을 그려내면서 작가는 자신이 살아 있음에 대해 각성하는 것을 매 순간순간을 경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그가 주제로 제시한 덧없이 반짝이는 것들(The ephemeral lights)에는 적막한 죽음을 배경으로 한 생명의 빛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양가적 정서가 그대로 담겨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그의 작업과 관련하여 '덧없이 사라진 것들이 내 마음을 끈다'라고도 언급한 바가 있다. 작가가 이 같은 언급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기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 혹은 빛이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이러한 것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라지고 없어지는 순간 더 강렬하게 잔상이나 울림으로 남아 그것의 빈 공간을 대체시키게 될 것이기에 작가는 그것에 끌리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없어짐' 혹은 '사라짐'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화려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빛의 환영(illusion)을 마주하게 될 때 환영이라는 것의 의미를 전제한다면 본 것과 보지 않은 것, 있는 것과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존재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샹들리에의 화려한 빛과 환영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것과 같은 비현실적인 경험일 수 있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시간 동안에는 자신에게 그 경험이 진실일 수 밖에 없음에 대해 각성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유한성과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작업 가운데 그것을 반복해서 경험하고자 하며 또 그려내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세진 작가의 작업에는 이처럼 작가의 실존에 대한 흔적이 꿈틀거리는 터치로 남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공허한 공간 속 짧은 반짝임과 같은 빛의 어른거림일 수 있음에도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그리고 그것에 관한 경험을 작가는 샹들리에로 대신하여 캔버스에 남겨두고자 하는 것이다.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The Glory days - 박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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