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 김수현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에도 잠시 멈추는 시간을 내어본다. 눈 앞의 사물과 오랜시간 눈을 맞춘다. 빛을 내는 전등의 모습을 바라보고, 조용히 움직이는 시계의 분침과 초침을 바라본다. 늘 곁에 있지만 유독 다르게 보여지는 그 날의 사물에 감응한다.
정성스레 바라본 사물의 모습은 오랜시간 잔영으로 남겨진다. 건드리면 사라질 듯 연약하지만 그 무엇보다 선명하게 남겨지는 잔상, 그 상에 가까이 다가간다. 양감은 사라지고 얇은 선으로 남겨진 사물의 이미지는 드로잉의 기법으로, 유영하는 듯 허공을 부유하는 선은 철사라는 매체로 상에 다가갈 통로를 연결한다. 철사드로잉으로 현시된 잔영 속 사물들이 다시 이 공간에 하나씩 하나씩 자리한다.
Ticktack 07 -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