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세가지 언어> 전시서문 |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나무그늘, 그 아래 쉬어가는 순간 느끼는 것들 - 바람에 스치는 잎소리, 고요히 뻗은 가지와 이파리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빛, 나무의 향기. 여름이라는 계절에 나무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겨울이라면 크리스마스 트리, 땔감이 떠올랐겠지요. 어느 쪽이든 나무의 이미지는 휴식과 평온의 감성이 지배적입니다.고요히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은 내면의 안정과 균형을 상징하고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사건으로 인해 나무는 사색과 명상을 상징하기도 합니다.이렇게 나무가 가진 다양한 의미들이 민율 이우현 장양희 세 명 작가의 화폭에 담겨있습니다. 작가 개개인의 다른 감성으로 재현한 나무들은 서로 구별되는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휴식, 또 누군가는 위로, 다른 누군가는 인간의 근본을 찾는 사색의 의미를 제안합니다. 같은 나무이지만 각기 다른 해석이 전달되는 이유는 각자가 전혀 다른 색채와 분위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며, 더 깊이 들여다봤을 때 현실과 초현실, 사실과 몽환적 요소들을 적절히 교차함으로써, 사실적인 풍경을 비현실적으로 표현한 이유, 혹은 두 개 이상의 극사실적 요소들이 함께 있으면서 오히려 시공간을 넘나드는 초현실이 되는 이유가 바로 ‘휴식’‘위로’ ‘사색’ 을 설득하기 위함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나무의 세가지 언어>는 ‘나무가 가진 세가지 의미’가 되는 동시, ‘세 명 작가의 서로 다른 표현 방법’의이중적 의미를 갖게 됩니다. 관객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어떻게 다른지 비교 분석할 게 아니라, 나무의 의미에 촛점을 맞추고 나 자신이 쉼을 얻고 위로를 받으며 생각의 사유를 경험하길 바란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