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 도시_그 알록달록한 공감의 시대

◾도시_ 그 알록달록한 공감의 시대 | 전시서문 _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허현숙의 작품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기록’이다. 그녀의 작품세계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도시계획으로 인해 경험했던 자신의 집과 동네의 변화를 독창적인 시각언어로 기록한 것이다. 20대가 되어 뒤돌아본 유소년기의 기억은 그리움 그 자체였고, 30대에는 자신과 가족의 주택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며 겪었던 부동산과 재건축의 열풍이었다. 개인의 관점이었으나 그 시대 속에 살았던 목격자로서 이 기록들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도시변화를 대변할 수 있었다. 40대를 앞둔 지금, 작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집과 건물대신 자신과 가족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기능을 가진 공간들의 ‘간판’이다. 화면 속 빼곡한 병원, 학원과 교습소, 임대 간판은 허구가 아닌 실제로 작가가 목격한 것들이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어린 자녀들이 있기에 병원과 교육기관은 늘 관심 1순위였고 작업실을 구하는 동안은 눈에 불을 켜고 임대를 찾았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사실은 오래된 상가건물엔 다양한 업종들의 간판이 빼곡한데 반해 새로 신축한 건물들은 임대 간판만 즐비하다는 것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조물주 다음 건물주라며 임대사업자들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작가는 이 모든 현재의 상황을 담백하게 기록했다. 담백함의 가장 큰 근거는 기존의 화면에서 입체감과 분위기를 담당했던 그림자를 제거한 것이다. 오랫동안 작가를 지켜봐 온 분들에게 이 점은 꽤 생소할 듯하다. 10년 넘게 작가와 일해온 갤러리 대표도 처음 이 신작들을 봤을 때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으니 말이다. 집착인가 싶을 만큼 치밀한 고밀도의 화면에서 무게감을 덜어냈다. 이유가 뭘까. 바로 기록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바로 이 점을 고민했다. 40을 바라보는 나이. 더 이상 어리지 않으며 세상을 알만큼 성숙해졌고 책임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는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동시대의 특이성을 모두와 공유하고, 미래의 후손에게 객관적이고 충실한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감성적인 부분을 과감히 내려놓은 것이다. 이전 작품들이 “옛날 동네가 그리워요”, “신도시가 생긴다니 축하할 일이에요”, “하지만 저 옛집이 허물어질 걸 생각하니 좀 아쉽네요” 와 같은 작가의 감성을 다양한 은유와 작가적 언어로 관객에게 이야기했다면, 반대로 이번 전시에선 관객이 스스로 현시대의 상황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예술로 재현한 자료들을 펼칠 것이다. 깨끗하고 삐까뻔쩍한 신도시와 재건축을 기다리는 낡은 구도시가 공존하는 작금의 도시들은 다양성이 공존한다. 오래됐다고 외면받지 않고 새것이라고 흥하지도 않다. 신작 ‘회복’과 ‘배움’이 이 현상을 그대로 담았다. 낡은 건물, 촘촘히 걸린 유행지난 간판들. 이들은 그 어느 트렌디한 신축건물보다 역할을 잘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 전시가 이런 시대적 양면성을 고스란히 담았으니 전시장의 화면들은 매우 다이나믹할 것이다. 그래서 전시제목이 “알록달록한 공감의 시대” 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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