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두루마리 편지에서 영감을 받은 최 재희 작가의 십자가와 캔들 홀더 입니다. 잘 반죽한 흙을 종이처럼 돌돌 말아 1250도 고온에서 구워 작업합니다.십자가는 작가의 신앙관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기독교에서 십자가는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구약시대 유대인들이 흠없고 깨끗한 양을 제물로 바쳐 속죄제사를 치룸으로 자신의 죄를 용서받은 것처럼 하나님께선 인간의 끔찍한 죄악을 속죄하기 위해 아무 죄없고 흠없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속죄양으로 희생합니다. 예수님의 사망 전까지 십자가는 로마시대 가장 끔찍한 사형 도구이자 저주의 상징이었으나 예수님 이후 그 의미는 숭고하고 고결하게 바뀝니다. 바로 '인간을 위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입니다. 최재희 작가는 오래 전 귀한 소식을 담은 양피지와 파피루스 편지처럼 진리와 사랑의 메세지를 담은 십자가를 작업했습니다. 심플하고 간결한 스타일이나 그 소박함은 오히려 십자가 본연의 의미를 더욱 드러냅니다. 같은 시리즈의 캔들 홀더는 양초와 함께 혹은 양초없이 그 자체로 매력적인 오브제가 됩니다. 비둘기 다리에 묶어 날려보냈던 얇고 긴 편지가 살짝 풀린 듯한 컨셉으로 유연한 곡선이 돋보이며 금 테두리와 유약의 광택이 장식성을 더합니다. 얇고 섬세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고온으로 구워 강도를 높혀 "단단한 유연함"을 보여줍니다. 두 작업 모두 나 자신과 지인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