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호 작가노트
“모든 죄책감을 거부하라”
과거도, 미래도 없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한다. 우리는 흔히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히고,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기억은 언제나 상상 속에서 재구성된 것이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허상일 뿐이다. 과거는 내게 죄를 묻고, 불안한 미래는 과거의 죄 때문이라고 속삭인다. 인과율의 수레바퀴는 실체 없는 꿈처럼 쉼 없이 굴러간다.
현실은 꿈인가 아니면 꿈이 현실인가? 문득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만약 모든 것이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우리가 느끼는 감정 또한 허상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을 감각하고 음미하는 것. 그것만이 분명한 현실이다. 그것이 바로 ‘깨어있음’이다. 죄책감은 과거로부터, 불안은 미래로부터 오지만, 그 모든 감정은 결국 ‘내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마음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두려움을 만들어 낸다. 두려움이 만든 시나리오에서 벗어나, 무심하게 바라보라. 남에게 무관심하듯, 돌을 바라보듯, 스스로에 대해 무심(無心)해질수록 생각은 점점 고요해진다.
작품 속 세계는 점차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지운다. 사실적인 표현기법으로 비현실(생각)의 세계를 현실(감각)로 재현하는 과정 속에, 감각은 살아나고 생각은 비워진다. 과거의 고통도, 미래의 불안도 사라진 자리에는 오로지 감각만이 남는다. 감각은 판단하지 않고,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낸다.
모든 것은 스펙트럼 속에 존재한다. 좋고 나쁨, 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오직 생각이 만들어낸다. 집요하게 쥐고 있는 손아귀에서 힘을 빼고, 그저 현재의 행위에 주의를 모아라. ‘깨어있음’은 스스로를 어떤 경계 안에 가두지 않고, 무한한 흐름 속에서 그저 존재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모든 것은 이미 완벽하다. 마치 가상현실 속 ‘샐리’처럼, 나와 우리, 그리고 ‘환상 속의 그대’처럼...
황현호
2008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4회)
2025_‘환상 속의 그대'_필 갤러리
2024_‘FINAL FANTASY'_갤러리9.5서울
2022_'MESSENGER'_필 갤러리
2020_’MELANC-SALLY’_호리팩토리
2인전
2025_‘Breaking Free Across Two Worlds‘_갤러리 베누스
2022_‘이상한 동그라미'_폴스타 아트 갤러리
단체전 (60여회)
레지던시 2021_NJF 레지던시_파주
Healing Time : 황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