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혁 | 작가노트
나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논리와 고정관념,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모순에 대한 문제 제기를 영상과 설치,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언해 왔다. 여러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 중 회화 작품은 크게 세 번의 변화 과정을 갖고 있다.
‘Park’s Park’ 시리즈로 시작한 첫번째 회화 작업은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들-영화, 방송, 잡지, 광고 등을 차용하고 재조합하여, 전혀 다른 내러티브(narrative)를 만든 것이다.
자본주의적 속성에 관여한 이미지들이 애초에 부여받은 목적성에서 벗어나 다른 문맥에서 소비되며 구축될 수 있도록 이미지의 목적을 전환시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이 이미지들은 사회적 구조나 구성원들의 관계 속에서 숨겨진 의미들을 드러낸다. 첫 회화작품은 이렇게 시작했다.
결국 작품을 감상할 때 아는 만큼 보인다고들 하지만, 결국 아는 것 때문에, 아는 만큼만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관람객을 내모는 것이 첫 번째 시리즈의 목적이었다.
두 번째 시리즈인 ‘Park's Memory’ 시리즈는 표면 처리된 은색 PET 필름 위에 유화로 작업한 작품이다. 회화는 모든 가능성이 일어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완성된 평면 작업이 견고한 오브제처럼 보이는 캔버스 때문에 작품의 완성과 동시에 생명력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고 낭창낭창한 소재를 찾던 중 은색 PET 필름을 선택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어머님의 약국에서 보았던 약을 포장하는 은색 PET 필름은 좋은 것, 소중한 것들을 포장하는 소재인 동시에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재이며 가벼운 소재란 것이 선택의 이유였다.
세 번째 시리즈인 ‘Park's Land’의 소재는 다양한 ‘변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 번째 시리즈를 시작할 시기에 어떤 ‘가능성’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으로 선택한 주제가 ’변신’이었다. 신화 속 영화 속 아님 내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 등을 화면에 내포시켰다. 일반적인 변신은 어떤 존재가 a에서 b로 변하는 과정이지만 이 시리즈 속 ‘변신’은 단순히 형태가 변하는 과정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 되는 것’에 포함된 어떤 ‘가능성’이나 상황에 따른 역할의 ‘변화’등이 중요하다.
화면 속에 표현되는 등장인물들이 구조적으로 해체되는 모습이나 번져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이는 붓질, 자주 보이는 중첩된 이미지들은 전 앞선 ‘Park's Park’ 시리즈의 사실적인 표현과 ‘Park's Memory’ 시리즈의 필름 표면의 번지는 것 같은 질감이 작품 속에서 표현된 것이다.
| 박정혁
개인전 10회
단체전 60여회
작품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등
박정혁 : park's land 46-사려니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