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현재의 나는 얽매여 있던 과거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원하고 있었다. 비워진 내면을 채우는 정적인 시간, 나에게는 그런 시간의 몰입이 필요했다. 몰입을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그저 눈앞의 풍경을 지긋이 따라가는 것! 시선으로 말미암아 스치거나 혹은 오랫동안 머물게 되는 장소에서 일단 공기를 한껏 마신다. 더불어 시선과 함께 필요한 것은 귓가에 맴도는 여러 소리일 것이다. 짙은 녹색의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찬 풍경과 저 멀리서 들려오는 잎사귀 부딪히는 소리, 붉은 이미지의 카페에서 달그락 거리는 유리잔, 바람에 찰랑이는 얕은 분수와 바닥에 부서지고 깨지는 햇살 등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채워주는 휴식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마치 잠자코 있던 감정들을 깨어나게 하는 스산하고도 고요한 시간의 '낯'을 되찾는 경험이랄까. 여기서 '낯'이란 켜켜이 쌓아 만든 시간의 흔적으로 개인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말하며 때로 자연의 풍경 또는 일상의 분위기를 낯익고도 낯설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그동안 나의 작업에서 시간을 개념으로만 다뤘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한 템포 쉬어 가는 소중한 휴식으로 달리 기억됐으면 한다.
한상연 Han Sangyeon
개인전 (총 3회)
2011.12 영 번째 개인전 : 순간시리즈 (갤러리 더 페이지, 서래마을, 서울)
2012.02 이분의 일 개인전 : 순간시리즈 (아르페이스 엔 갤러리, 남산동, 서울)
2014.05 첫 번째 개인전 : 시공간의 동시다발성 (갤러리 이즈, 인사동, 서울) 석사청구전
단체전 및 기획전 (총 19회)
2021 Emotional (스페이스 엄/서울)
2020 2020 WONDER KIDDY (갤러리 다온/서울)
2019 4人4色展 (갤러리 루벤/서울)
흰이불 - 한상연